Giftful | 10조 엔짜리 일본 선물 시장에 등장한 새로운 문화는 ‘선물 다시 선택하기’!

일본의 연간 선물 시장 규모는 약 10조 엔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시장 이면에는 매년 약 2조 엔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어요. 선물의 20%가 받는 사람의 마음에 들지 않는 거죠. 일본 소셜 선물 서비스 '기프트풀(GIFTFUL, ギフトフル)'은 한 가지 방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Giftful | 10조 엔짜리 일본 선물 시장에 등장한 새로운 문화는 ‘선물 다시 선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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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치 2조 2,964억 엔. 일본 선물 시장에서 ‘취향에 맞지 않는 선물’이 차지하는 금액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선물은 결국 방 한구석에 방치되거나 조용히 버려지기 마련인데요. 그 규모가 연간 6,700억 엔에 달해요. 선물이라는 기분 좋은 행위가 이토록 큰 사회적 낭비를 만든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죠.

문제는 금액만이 아니에요. 보내는 사람은 “혹시 마음에 안 들면 어쩌지?”라는 압박을 느끼고, 받는 사람은 원치 않는 물건을 받아도 애써 기뻐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낍니다. 좋은 의도에서 비롯된 행위가 양쪽 모두에게 심리적 비용이 된 거예요.

일본의 소셜 기프트 서비스 기프트풀(GIFTFUL, ギフトフル)은 2023년, 이 틈새를 파고들며 등장했습니다. 이들이 내놓은 해법은 ‘선물 다시 선택하기’ 기능이었어요. 그리고 2026년 1월,기프트풀은 기업용 서비스를 런칭하며 새로운 선물 문화를 확산시켜나가는 중이에요.

'선물의 비극'을 '대화의 시작'으로 바꾸는 역발상

일본의 소셜 기프트 서비스 기프트풀(GIFTFUL, ギフトフル) 웹 화면. 물건을 선택해서 선물하면 상대방이 해당 금액 이하의 물건으로 교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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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트풀의 구조는 단순합니다. 보내는 사람이 상품 하나를 직접 골라 링크와 메시지 카드를 전달하면, 받는 사람은 선물을 그대로 수령하거나 동일 가격 이하의 다른 상품으로 바꿀 수 있어요. 결제는 실제 수령이 완료된 뒤에 발생합니다. 만약 상대가 다른 상품으로 바꿨다면 그 금액만큼만 청구되죠.

기프트풀이 보내는 사람에게 반드시 선물을 고르도록 한 이유가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어떤 게 어울리는지 고민한 흔적을 먼저 전하고, 그 후에 편히 바꿔도 된다는 배려를 표현하기 위해서예요. 만약 처음부터 상대방에게 선택권을 주었다면 편할 수는 있어도 ‘나를 위해 고민했다’는 감각은 약해졌을 테니까요. 그래서 고민의 시간은 남겨두면서도 실패 리스크는 제거하는 방법을 택한 거죠.

이게 끝이 아닙니다. 기프트풀에서는 상대가 최종적으로 어떤 선물을 골랐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내가 보낸 선물 대신 다른 물건을 골랐다면, 이를 계기로 새로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어요. 분명 선택에는 이유가 있을 테고, 그 이유를 듣고 나면 몰랐던 점을 알 수 있죠. 기프트풀은 선물을 행위의 끝이 아니라 관계의 해상도를 높이는 시작점으로 삼고자 했어요.

더 사려 깊은 기업이 되는 법

일본의 소셜 기프트 서비스 기프트풀(GIFTFUL, ギフトフル)의 기업용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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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트풀은 2026년 1월, 기업용 서비스 ‘GIFTFUL for Business’를 정식 출시합니다. 이 전략이 영리한 이유는 기업 선물 시장이야말로 미스매치가 더 심한 영역이기 때문이에요. 기업에서 보내는 선물은 훨씬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사적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담당자가 상대방의 취향을 속속들이 알기 어렵기 때문이죠.

결국 선물은 대부분 무난한 방향으로 수렴합니다. 문제는 무난한 선물은 기억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기프트풀은 이 부분에 주목해 다양한 활용 장면에서 서비스를 사용하게 만듭니다. 신규 입사자 웰컴 기프트, 고객 감사 선물, 영업 접점, 복리후생 등 모두 비즈니스에서 관계를 더 선명하게 만들어야 하는 순간들이에요.

기업 입장에서는 기프트풀 서비스를 사용하면 선물 비용을 쓰는 동시에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상대가 어떤 선물을 골랐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선물을 교환하는 순간 상대의 취향이 가시화되고, 그것이 다음 접점의 단서가 됩니다. 선물이 일회성 호의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조금씩 선명하게 만드는 데이터 포인트로 쌓이는 거예요. 단순한 기프트 서비스라기보다 전략적 따뜻함을 설계하는 CRM 도구에 가까운 이유입니다.

일본의 소셜 기프트 서비스 기프트풀(GIFTFUL, ギフトフル)의 기업용 서비스 화면. 선물을 받은 후 감사 인사를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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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서비스, 도조와 기프트풀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 주목받은 또 다른 소셜 선물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도조(dōzo)예요. 둘 다 받는 사람이 선택한다는 점은 같지만, 풀고 있는 문제는 다릅니다. 우선 도조는 ‘어떻게 하면 선물을 더 설레게 전달할까’를 고민합니다. 보내는 사람이 상대에게 어울리는 테마를 고르면, 그 안에 큐레이션 해놓은 5~6가지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요. 여기에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그린 비주얼을 더해 선물 받는 순간의 설렘과 온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죠.

반면 기프트풀은 ‘선물이 끝난 뒤 어떤 관계가 남을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우선 선물을 하나 골라서 마음을 표현한 다음, 상대방에게 선택의 여지를 남겨요. 설렘이 발생하는 위치도 다릅니다. 도조의 설렘은 받는 순간에 있고, 기프트풀의 설렘은 재선택 이후 생기는 대화에 있죠. 결국 두 서비스는 같은 문제를 전혀 다른 철학으로 풀고 있어요.

관성을 깨면 보이는 것들

기술은 사람의 따뜻함을 잃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온기를 보다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인프라가 될 수 있다. - 기프트풀 창업자, 공식 홈페이지 중

당연함이라는 관성을 깨는 작은 변주가 때로는 시장의 판도를 바꿉니다. 기프트풀이 2조 엔 규모의 ‘선물 미스매치’를 해결하며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었던 동력은 기술의 고도화가 아닌 사람에 대한 이해였어요. 버려지던 선물에 다시 가치를 불어넣는 이들의 여정은, 기술이 나아가야 할 궁극적인 방향이 어디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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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선물할 일은 참 많지만, 고르는 건 언제나 어렵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일본에 선물 고민을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탄생했어요. 매년 2배씩 성장 중인 이 서비스의 이름은 ‘도조(dōzo)’입니다.